동해를 대표하는 두 명소를 지나며, 7번국도는 점점 북쪽으로 향했다. 길은 더 조용해졌고, 풍경은 더 단단해졌다.
낙산사의 절벽과 화진포의 호수, 그리고 고요하게 남아 있는 이승만과 김일성의 별장은 이 길의 깊이를 더해줬다.
강릉통일공원에서는 정박된 북한 잠수정이 무언의 메시지를 남겼고, 끝자락에서 만나려 했던 통일전망대는 코로나 폐쇄로 인해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 했다.
역사의 무게와 바다의 감성이 교차하는 길. 이 여정은 경계선 가까이에서 끝났지만, 기억은 오히려 그곳부터 더 선명해졌다.
바다를 마주한 공원 한가운데, 시간도 목적도 멈춘 듯한 구조물이 서 있다.
전시장이 아니라, 경계선 그 자체처럼 느껴졌다.
(※ 지금은 전북함은 노후화로 해체, 북한 잠수함은 이전보관되었다고 함)
조용히 걷다 보면 발걸음보다 생각이 더 앞서간다. 시간이 지나도 흐릿해지지 않는, 그런 풍경이 있다.
고택과 정원, 그리고 고요한 분위기까지. 역사를 여행하는 가장 정적인 방법 중 하나였다.
의상대에 서면 바다와 절벽, 그리고 홍련암이 한 시야 안에 들어온다.
묵직한 고요함이 있는 곳. 홍련암 주변은 말이 줄어드는 풍경이다.
여름엔 시원하고, 가을엔 더 고요해지는 화진포는 고성에서도 가장 풍경이 아름다운 자리다.
러시아식 별장이 고성의 호숫가에 그대로 남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묘한 긴장감이 있었다.
사실보다 상상이 더 많아지는 장소였다.
한국 현대사의 초입을 이끌었던 인물의 흔적이 이 작은 공간 안에 머물러 있다.
고성맛집으로 유명하여 찾아갔던 봉평 메밀촌막국수냉면 (솔직후기는 별로였음 ㅠㅠ)
역사도, 사람도, 바다도 그저 조용히 거기 있었다.
경포대에서 시작된 시간은 오죽헌을 지나, 이승만과 김일성의 별장을 스치고 결국 닿지 못한 통일전망대 앞에서 멈췄다.
하지만 발걸음이 멈췄다고, 기억까지 멈추는 건 아니었다.
이 여행은 그 지점에서 오히려 더 오래 남았다. 고요하게! 그러나 또렷하게!!
동해는 그렇게 마음속에 깊게 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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